생각의 방1 그해 겨울, 그와의 첫 만남 ■ 2008년 12월 2008년 12월 겨울.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기말고사를 막 끝낸 참이었다. 강원도에서 서울로 올라온 터라 대학 친구들과는 데면데면했고, 줄곧 혼자 다니기 일쑤였다. 취미라고는 옛 서적을 찾는 일이었는데, 마침 신설동 집에서 청계천 헌책방 거리까지 그리 멀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. 시험이 끝난 점심, 나는 집에 짐을 내려놓고 곧장 청계천거리로 향했다. 헌책방 마다 특징이 다양했다. 절판인 책, 정말 오래된 책, 혹은 과거 해외에서 들여온 책. 좀처럼 구하기 힘든 서적이 즐비했다. 유독 한 책방 풍경이 마음에 들어 그리로 발걸음을 옮겼다. 5-60대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 둘은 장기를 두었다. 책방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는 담배를 물고 그들을 구경하고 있었다. 입구에서 쭈뼛거리는 나를 .. 2021. 6. 4. 이전 1 다음